갈비뼈 골절을 당하다 ㅠㅠ(늑골 골절 후기)
며칠 동안 블로그를 쓰지 못하였다. 원인은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기 때문인데 태어나서 처음 당해보는 골절상이었다. 소싯적에 동생이랑 장난치다가 손등의 인대를 끊어먹는 경험을 한 이후 가장 큰 부상인 것 같다. ㅠㅠ
부상의 원인은 다름이 아닌 자전거 때문인데 사실 이번에는 조금 이상한 자전거 사고가 났다. 동네에 자전거 길이 워낙 잘 되어 있어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 운동삼아 자전거를 타는 것을 매일 하고 있었다. 사실 이것도 매일 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비 오면 안 하고 혹시라도 늦게 일어나면 스킵을 하곤 하였다. 아침 이른 시간이 아니면 낮시간엔 더워서 타고 싶은 마음이.. ㅡㅡ;
암튼 그날도 자전거를 타고 아침 일찍 나갔었다. 핸드폰에 보면 요즘 각종 헬스 관련 앱들이 개인의 운동량을 기록해 주는데 매일 그날의 자전거 탄 거리와 속도등을 측정해 준다. 요즘 이 평균 속도를 조금씩 갱신해 가면서 운동 효과를 높이고자 나름 빨리 달리는 편이었다.
아침시간에는 사람도 없고 자전거 도로도 한가하기 때문에 이런 도전들이 가능한데 저녁에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 사실 빠르게 달리기가 힘들다. 그날도 이 속도 갱신을 위해 헥헥거리며 페달을 열심히 밟고 있는데 멀리 맞은편에서 자전거 한대가 오고 있었다. 늘 그렇듯이 자전거 도로 오른쪽 끝으로 방향을 바꾸고 달리고 있는데 이 친구가 내가 가는 쪽으로 덜컥 들어선다.
순간 브레이크를 잡고 급정거하였으나 빠른 속도로 달리던 나는 앞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한 2~3미터는 날아간 것 같다. 땅바닥에 떨어져서도 한 바퀴 구를 정도였으니. 내 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려오던 젊은 친구가 달려와서 괜찮으시냐고 묻는다. 이 친구는 속도를 안 냈나 보다. 멀쩡했다. 팔과 무릎이 조금 까지고 나머지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명치의 오른쪽 부위가 약간 아팠다. 왜 내가 가는 오른쪽 방향으로 들어섰냐고 묻자 내가 왼쪽으로 갈 줄 알았다고 한다. ㅡ.ㅡ 연신 죄송하다고 한다. 대충 일어나서 몸을 움직여 보니 괜찮은 것 같았고 그래서 헤어지고 자전거를 보니 핸들이 왼쪽으로 돌아가 있네. ㅋㅋ 핸들을 바로 잡고 집으로 돌아와서부터 나의 고통은 시작되었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날아가면서 명치의 오른쪽 부분을 핸들 끝부분에 부딪쳤고 그로 인해 핸들은 돌아가고 나의 갈비뼈는 파괴되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타박상이나 근육통인지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아파져서 동네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늑골 골절 판정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은 늑골 골절은 방법이 없단다. 그냥 "견디셔"가 정답이라고.. 진통제를 처방해 주시고는 완치까지는 한 4~6주 소요된다고 하시네. 딸내미 데리고 제주도에 다녀오려고 했던 계획도 바이바이가 되어 버렸다. 흑흑~~
처음 당해 보는 이 늑골골절은 많이 짜증 나는 병이었다. 일단 깁스를 하지 못하니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고 사실 고정된 자세로 가만히 있으면 통증도 별로 없다. 문제는 자세를 바꿀 때 일어난다. 앉았다가 일어설 때. 누웠다가 앉을 때 등. 사람이 살면서 이렇게 가슴근육을 많이 쓰는구나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특히 누웠다가 일어서기까지는 상당한 고통을 수반하는데 다음날 자고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는데 20분은 족히 소요된 듯하다. 이때 통증은 진통제 따위가 커버를 칠 만한 고통이 아닌 듯 많이 아프다. 그나마 가슴의 움직임을 줄이기 위해 복대를 하면 조금 도움은 되는데 진짜로 조금만 도움이 될 뿐 현실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특히 나 같이 비염이 있는 사람들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순간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ㅠㅠ 물도 조심해서 마셔야 한다. 사래라도 들리는 날에는 상상하기도 싫다.
그러나 매일매일 시간이 지나면서 치료가능한 모든 병이 그렇듯이 조금씩 고통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은 앉아서 타이핑을 할 정도까지는 되는데 앉고 서는 것이 불편하기는 하다. 통증이 조금씩 줄어들면 복대로 가슴을 압박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은 경험을 하였고 이때는 복대를 하지 않는 것이 편했다. 단 운전을 할 때는 안전벨트가 가슴을 압박하니 복대를 느슨하게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또 다른 문제는 진통제인데 내가 처방받은 이 녀석은 수면성분이 있는 건지 너무 졸렸다. 진통제를 먹으면 두 시간 내로 누워서 자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나중에 다시 일어날 때 고통스러울 것을 알면서도 잠을 자게 되는 어쩌면 이런 효능으로 환자를 편히 쉬게 만들어 빨리 치료가 되게 하는 목적을 가진 것 같았다. 잠은 참 충분히 잤다. ㅡㅡ;
아직은 완전히 나은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골프도 당분간 안녕이지만 매일매일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은 느끼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건강할 때의 내 몸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모두 건강 조심들 하시라.
환희가 부릅니다. 가슴 아파도 나 이렇게 웃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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