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녀도 반하게 하는 봉골레 파스타 만드는 법(원팬 파스타)
오늘은 머리 아픈 투자이야기는 잠시 쉬어가고 썸녀를 위한 요리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많이들 알고 계시는 오일 파스타의 하나인 봉골레 파스타 이야기다.
내가 봉골레라는 것을 처음 접한 것은 이태리 출장에서였다. 당시에는 아직 젊고 혈기도 팔팔하던 시기라 업무가 끝난 후 저녁마다 어디 돌아다닐 곳 없나 기웃기웃 여기저기 현지를 많이 다녔는데 대부분은 저녁시간에 할 일은 별로 없었다. 대도시도 아니었고 당시에는 스마트폰도 나오기 전 시절이라 저녁마다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고역일 정도. 호텔방에는 알아듣지도 못하는 이태리 방송만 나오고 가져간 책은 진작에 다 읽었고..
당시 내가 할 수 있던 유일한 저녁 소일거리는 바로 호텔바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었다. ㅡㅡ;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매일 가다시피 했는데 당시에 바텐더였던 마티(이름도 안 잊어먹네 ㅡㅡ^)라는 친구랑 상당히 친해졌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 녀석이 나에게 했었던 말은 십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뇌리에 깊이 박혀서 지울 수가 없다.
"너처럼 술 많이 먹는 사람 처음 본다.."
이태리 촌구석에서 동양인은 잘 보이지도 않던 당시에 이 녀석의 뇌리에는 코리안 가이 = 술꾼이라는 인상이 박혔을 것이 분명하다. 이것도 나름 국위선양인가?? ㅠㅠ
문제는 해장이었다. 난 아직도 일본, 베트남, 대만을 제외하면 해외에 나가서 현지식으로 해장할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 잘 아시겠지만 일본은 라멘이 있고 베트남은 쌀국수가 있으며 대만은 길거리만 돌아다녀도 맛있는 국수집이 널려있다. 그러나 이태리 사람들은 해장으로 커피를 마신다. ㅡ.,ㅡ
그때 나에게 구원의 손길을 안겨준 것이 저 봉골레 파스타이다. 그나마 국물없는 바지락 칼국수의 서양식 버전이라고 할까? 그래서 현지 식당에서 즐겨 먹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맛도 좋았다. 그 파스타 가게는 아직도 영업을 하는지 문득 궁금하긴 하네.. ㅎㅎ
한국에 돌아와서 가끔 그때의 기억이 나서 국내 파스타집에서 봉골레를 시켜먹기도 했는데 양도 모기 눈곱만큼 주고 가격은 또 왜 그리 비싼지 성질이 나서 내가 직접 집에서 요리하기 시작했다. 집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며 굳이 생물 조개를 구매해서 할 필요가 없다. 물론 생물 조개로 요리하면 더 맛있고 폼나 보이는 것은 맞다. 하지만 혼자 요리해 먹는 자취생이나 간단히 해 먹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을 터이므로 오늘 봉골레는 마트에 파는 냉동 바지락으로 만들었다. 남은 바지락은 다시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된장찌개나 라면에 넣어 드시면 된다. 또한 설거지의 간편함을 위해서 한 개의 프라이팬을 사용하는 원팬 파스타로 요리하는 방법을 소개해 보려 한다. 또한 이런 스킬을 한번 취득해 놓으면 썸녀를 유혹하는 비장의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준비물.
파스타면
마늘
올리브 오일
냉동 바지락
베트남 고추(청양고추로 대체 가능, 매운것 안 좋아하면 스킵가능)
소금
후추
화이트 와인(드라이 한것)
파슬리 가루(있으면 멋있고 좋다. 없으면 스킵하고 대파를 넣어도 된다.)
먼저 마늘을 다듬는다. 편으로 썰어서 넣으면 보기 좋으나 우리는 간단하게 먹기 위해 칼의 옆면을 이용해 눌러서 으깨주면 된다. 마늘을 얼마나 넣느냐는 오로지 당신의 의지에 달렸다. 마늘을 좋아하시면 많이 넣어도 무방하다. 많이 넣으면 마늘이 올리브오일과 어울리는 풍미가 더 좋아진다.
다음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으깬 마늘을 넣어 중불에서 익혀준다. 여기에서 화력이 강하게 되면 마늘이 타게 되니 중불로 조절하시고 마늘향이 올라오면서 노릇해질 때까지 충분히 익혀주시라. 베트남 고추나 청양고추도 이때 투입하면 된다.
이제 냉동바지락을 저기에 투하하고 같이 오일에 마사지시켜주시면 된다. 이때 후추를 뿌려주시고 바지락도 마찬가지로 좋아하면 넉넉히 투입해도 무방하다. 바지락을 같이 볶다가 화이트 와인을 부어주시라. 화이트 와인이라고 해서 부담을 가지시는 분도 있으신데 마트에서 파는 화이트 와인중에 가장 저렴한 걸로 드라이한 것을 사용하면 된다. 요리에 쓸 것이라고 와인코너 직원에게 물어보며 친절히 알려줄 것이다. 와인이 없다면 소주로 해도 되지만 맛은 확실히 떨어진다.
바지락이 다 익었는가? 자 이제부터는 라면과 다를 게 없다. 단지 물이 부족하면 조금씩 추가해야 한다는 것 밖에. 원팬파스타가 아니고 면을 다른 용기에 삶았다면 삶은 면을 지금 투입하여 같이 볶아주면 되지만 우리는 원팬으로 진행할 예정이므로 여기에 물을 부어주면 된다. 처음부터 많은 양을 투입하지는 말고 준비한 면이 적절히 담길 정도로만 일단을 부어주시라. 파스타 면은 익으면서 물을 많이 흡수하므로 부족할 때 조금씩 부어주시면 된다. 면을 투입하고 나서는 화력을 약간 올려주시라. 중요한 것은 이때 소금 간을 해주시는데 약간 넉넉하게 넣어주셔야 한다.
익히다 보면 파스타 면이 물을 계속 먹으면서 통통해지다가 결국 물은 사라지고 어느새 크리미한 소스가 될 것이다. 면이 충분히 익었는지 확인해 보시고 간도 한번 보시라. 부족하면 소금을 더 추가하시면 된다.
이제 예쁘게 담아주시면 되는데 필자에게 그런 스킬은 없다. 혼자 드실분들은 그냥 대충 담자. 아니면 팬을 통째로 들고 가서 퍼드셔도 된다. 썸녀랑 드실 분들은 유튜브를 활용하거나 아니면 상남자답게 담아내시라. 라면 예쁘게 담았다고 맛있는거 아니다. ㅡㅡ;
한번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간과 불조절만 잘하시면 어렵지 않다. 라면의 약간 진화된 버전이라고 할까? 위의 요리에서 바지락과 와인의 코스만 삭제하면 알리오올리오 파스타가 되니 참조하시라.
혹시라도 썸녀가 파스타를 좋아한다면 한번 만들어 줘 보시라.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힘들게 "내가 널 위해 준비했어"라는 컨셉으로 생물조개도 준비하고 해서 뭔가를 준비해서 하는 느낌보다 그냥 집에 있는 것으로 무심하게 뚝딱하면서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썸녀에게 더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 굳이 잘 보이려고 하는 모습보다 상남자답게 묵묵히 한번 만들어서 줘 보시라. 판에 박힌 방법보다 때로는 이런 것이 더 좋은 효과를 보일 때도 있다.
연습은 한번 해보시고 식상한 "라면 먹고 갈래?"는 그만 두고 썸녀에게 이렇게 외쳐보시라.
"파스타 먹고 갈래?"
그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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