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스 하우스(타운하우스)에서 여름 나기..
테라스하우스에서 살아보니 1편은 여기..
테라스하우스에서 살아보니 2편은 여기..
테라스하우스에도 여름이 왔습니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장마도 길고 비도 많이 오네요. 아직도 장마는 끝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제와 오늘은 습기가 가득하고 몹시 더운 폭염이 이어지고 있네요.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니 각 층별로 나누어진 형태를 가진 테라스하우스의 특징이 일반 평면형 아파트와 많이 다른 것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 집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층별로 온도 차이가 뚜렷합니다. 온도가 높은 한낮에 제가 기거하고 있는 4층의 다락방은 무척이나 뜨겁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온도가 낮아지는 것입니다. 특히 현관의 경우는 에어컨을 가동한 것처럼 시원합니다. 현관 앞 전실에 누워서 낮잠을 자도 될 정도입니다. 이는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가 아래로 내려가는 대류현상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인데 이러한 대류현상이 계단실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뜨거운 한낮에는 다락방에서 이런 블로그를 작성하는 것이 에어컨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벌레 문제입니다. 아무래도 각 세대가 정원을 소유하고 있고 층고가 고층에 위치한 아파트에 비해 낮아서 이 때문에 날파리나 모기 등이 일반 아파트에 비해 많습니다. 근데 때로는 정체도 잘 모르는 벌레들이 정원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뭐 자연친화적이라고 생각하면 좋기는 한데 와이프나 딸내미가 벌레를 잡아달라는 요청이 올 때마다 전기파리채를 들고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이 전기파리채 스윙질도 자꾸 하다 보면 요령이 생겨서 레벨업이 되더라는.. ㅡㅡ; 따라서 방충망도 꼼꼼하게 닫고 다녀야 하고 1층 필로티도 가끔씩 점검해서 구충작업을 해야 합니다. 귀찮은 작업이죠.
그러나 벌레보다 더 본인을 귀찮게 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잡초" 입니다. 그리 크지 않은 정원이지만 여름이 되니 예쁘게 잔디가 올라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잔디와 더불어 잡초라는 녀석이 끊임없이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가 한번 오고 나면 더 빨리 잡초가 자랍니다. 사실 신경 끊고 살아도 문제가 없을 것 같긴 한데 정원에 가끔씩 나가면 눈에 거슬려서 문제입니다. 잡초만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 잔디도 깎아줘야 하는데 잔디 깎는 기계까지 사야 할 듯합니다. 일거리가 또 하나 늘었네요.. 뿐만 아닙니다. 비가 많이 오거나 하면 정원 근처 배수구도 점검해 줘야 하는 작업은 덤입니다.
왜 그런 곳에 이사 가서 불평이 많냐고 생각들 하시겠네요.. 맞습니다. 아파트에 살 때 보다 부지런해야 합니다. 하지만 다시 아파트로 돌라갈래?라고 물으신다면 No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계단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이제 그러려니 하게 되고 단지와 동네가 무척이나 잘 꾸며져 있어 만족감이 무척이나 큽니다. 무엇보다도 찜통 같은 다락방이지만 제 공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공간은 마눌님의 감시를 피해 짱박힐수 있는 나의 큰 쉼터이자 아지트 같은 곳이기 때문이죠. 하도 자주 짱박혀 있으니 이제 여기에 있으면 잘 찾지도 않습니다. ㅎㅎ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말이죠. 여기에 오려면 계단을 올라와야 한다는 것도 와이프에게는 심리적 장벽일 것이고 특히 마눌님에게는 넓은 거실을 마음껏 통째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기 때문이죠. 2층의 넓은 거실에서 음악도 듣고 차도 마시고 드라마도 보면서 우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에 집사람도 무척이나 만족하는 눈치입니다.
집이라는 것을 직장과의 거리와 자녀들의 교육등 위치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다가 나이가 훌쩍 들어보니 이제는 오로지 내 삶의 만족도만 고려를 하게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도심의 편리함과 서비스 등을 전혀 누릴 수가 없는 곳으로 가서 살 수는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이 동네를 선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유롭지만 도심의 편리함을 누리기에는 불편함이 없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자기의 만족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정도로 만족하면 어쩔 수 없이 잔디도 깎고 벌레도 잡아야죠. 계단도 청소를 해야 하고요. ㅠㅠ
가을이 되면 다시 한번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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