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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 하우스(타운하우스)에서 여름 나기..

다락방 중년 2024. 7. 25.

테라스하우스에서 살아보니 1편은 여기..

테라스하우스에서 살아보니 2편은 여기..

 

테라스하우스에도 여름이 왔습니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장마도 길고 비도 많이 오네요. 아직도 장마는 끝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제와 오늘은 습기가 가득하고 몹시 더운 폭염이 이어지고 있네요.

여름이 오니 단지내에도 푸르름이 가득합니다.
녹색의 푸르름과 더불어 장마때문에 하천의 수위도 많이 올라왔네요.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니 각 층별로 나누어진 형태를 가진 테라스하우스의  특징이 일반 평면형 아파트와 많이 다른 것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 집만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층별로 온도 차이가 뚜렷합니다. 온도가 높은 한낮에 제가 기거하고 있는 4층의 다락방은 무척이나 뜨겁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온도가 낮아지는 것입니다. 특히 현관의 경우는 에어컨을 가동한 것처럼 시원합니다. 현관 앞 전실에 누워서 낮잠을 자도 될 정도입니다. 이는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가 아래로 내려가는 대류현상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인데 이러한 대류현상이 계단실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뜨거운 한낮에는 다락방에서 이런 블로그를 작성하는 것이 에어컨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계단실.. 이렇게 보니 아찔해 보이네요..

 

두 번째는 벌레 문제입니다. 아무래도 각 세대가 정원을 소유하고 있고 층고가 고층에 위치한 아파트에 비해 낮아서 이 때문에 날파리나 모기 등이 일반 아파트에 비해 많습니다. 근데 때로는 정체도 잘 모르는 벌레들이 정원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뭐 자연친화적이라고 생각하면 좋기는 한데 와이프나 딸내미가 벌레를 잡아달라는 요청이 올 때마다 전기파리채를 들고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이 전기파리채 스윙질도 자꾸 하다 보면 요령이 생겨서 레벨업이 되더라는.. ㅡㅡ; 따라서 방충망도 꼼꼼하게 닫고 다녀야 하고 1층 필로티도 가끔씩 점검해서 구충작업을 해야 합니다. 귀찮은 작업이죠.

 

그러나 벌레보다 더 본인을 귀찮게 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잡초" 입니다. 그리 크지 않은 정원이지만 여름이 되니 예쁘게 잔디가 올라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잔디와 더불어 잡초라는 녀석이 끊임없이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가 한번 오고 나면 더 빨리 잡초가 자랍니다. 사실 신경 끊고 살아도 문제가 없을 것 같긴 한데 정원에 가끔씩 나가면 눈에 거슬려서 문제입니다. 잡초만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 잔디도 깎아줘야 하는데 잔디 깎는 기계까지 사야 할 듯합니다. 일거리가 또 하나 늘었네요.. 뿐만 아닙니다. 비가 많이 오거나 하면 정원 근처 배수구도 점검해 줘야 하는 작업은 덤입니다. 

이런 정원에 잡초가 자라나기 시작합니다.
잡초를 뽑고 1주일이 지나면 또 저렇게 자라나고 있다는..

 

왜 그런 곳에 이사 가서 불평이 많냐고 생각들 하시겠네요.. 맞습니다. 아파트에 살 때 보다 부지런해야 합니다. 하지만 다시 아파트로 돌라갈래?라고 물으신다면 No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계단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이제 그러려니 하게 되고 단지와 동네가 무척이나 잘 꾸며져 있어 만족감이 무척이나 큽니다.  무엇보다도 찜통 같은 다락방이지만 제 공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공간은 마눌님의 감시를 피해 짱박힐수 있는 나의 큰 쉼터이자 아지트 같은 곳이기 때문이죠. 하도 자주 짱박혀 있으니 이제 여기에 있으면 잘 찾지도 않습니다. ㅎㅎ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말이죠. 여기에 오려면 계단을 올라와야 한다는 것도 와이프에게는 심리적 장벽일 것이고 특히 마눌님에게는 넓은 거실을 마음껏 통째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기 때문이죠. 2층의 넓은 거실에서 음악도 듣고 차도 마시고 드라마도 보면서 우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에 집사람도 무척이나 만족하는 눈치입니다. 

 

집이라는 것을 직장과의 거리와 자녀들의 교육등 위치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다가 나이가 훌쩍 들어보니 이제는 오로지 내 삶의 만족도만 고려를 하게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도심의 편리함과 서비스 등을 전혀 누릴 수가 없는 곳으로 가서 살 수는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이 동네를 선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유롭지만 도심의 편리함을 누리기에는 불편함이 없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자기의 만족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정도로 만족하면 어쩔 수 없이 잔디도 깎고 벌레도 잡아야죠. 계단도 청소를 해야 하고요. ㅠㅠ

 

가을이 되면 다시 한번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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