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국밥 어디까지 먹어봤니?(부산 중앙동 한양왕순대 돼지국밥 방문기)
부산에 방문을 하게 되면 1순위로 떠오르는 지역 음식이 바로 돼지국밥이다. 이미 미디어를 통해 많이 유명해져서 특유의 향을 싫어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부산 여행 중에 한 번쯤은 맛보고 돌아가시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부산에는 이미 익히 많이 알려진 유명 돼지국밥집 이외에도 숨은 국밥집들도 많다. 대표적인 가게가 아래에 필자가 소개하는 국밥집이다. 유명 돼지국밥집과 마찬가지로 이 집도 나름 유서와 전통이 깊은 국밥집이다. 부산 중앙동은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서울의 명동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집은 입맛이 까다로운 직장인들을 상대로 수십 년간 자리를 지키면서 아직도 그 맛을 잘 유지하고 있다. 이 동네에서는 숨어있지만 나름 전통 있는 지역강자인 셈. 필자는 고등학교때부터 이 집을 자주 다녔는데 수도권에 살다 보니 자주 방문을 하지 못해 어떤 때는 이 집의 돼지국밥이 무척이나 그립기도 하다. 왜 수도권에서는 제대로 된 돼지국밥집을 만나보기가 어려운지 원.
위치는 부산역에서 전철로 한 정거장 거리이며 자갈치와 남포동과도 1~2 정거장 거리이다. 남포동이나 부산역에서 쉬엄쉬엄 도보로 이동도 가능하며 지역 명물인 영도다리가 도개하는 유라리 광장까지도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구 도심이었던 광복동과도 가까워 식사 후 도보로 광복동을 거닐며 용두산공원까지 가보는 코스도 추천드린다.
가게는 전반적으로 아담하다. 아이를 동반한 분이라면 1층에서 드시는 것이 좋겠다. 2층에 올라가는 계단이 조금 아찔하다. 가게에 들러보면 아시겠지만 가게의 모든 것에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필자가 고등학교 시절에는 더 자그마한 가게였는데 그나마 많이 확장이 된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메뉴는 기타 다른 돼지국밥집들에 비해 특별한 것은 없다. 가격은 돼지국밥과 순대국밥이 9,000원 수준. 서울의 순대국밥보다 약 1,000원에서 2,000원 정도 저렴한 편이다. 상차림도 깔끔하고 소박하게 나오는 데 있을 것은 다 있다. 특이하게 추가로 제공되는 상추 겉절이가 새콤하게 식욕을 자극하는 좋은 애피타이저 역할을 한다. 이젠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부산 돼지국밥은 부추(지역 사투리로 정구지)를 반드시 돼지국밥에 넣어서 드시는 것을 잊지 마시라.
돼지국밥은 아주 맑은 편이다. 기본적인 다대기와 대파들이 잘 올라가 있고 소면도 같이 들어가 있다. 새우젓과 부추를 투입하고 간을 맞춘 후 드셔보시면 오잉? 하시게 된다. 전형적인 돼지국밥 특유의 향은 그대로지만 깔끔한 뒷맛이 다른 국밥집들과 차별화된 점이라고나 할까? 특히 부추와의 궁합이 훌륭해 계속 흡입을 하게 된다. 깔끔한 맛으로 인해 숙취로 고생하시는 여행객이 있다면 훌륭한 해장국이 될 터이고 입맛이 까다로운 아이들도 충분히 좋아할 만한 맛이다. 국물 안에는 넉넉한 돼지고기도 들어가 있어 한 끼 식사로는 더할 나위 없다. 참고로 우리 딸내미는 어릴 적부터 이 집 국물을 유난히도 좋아라 해서 가게의 이모님까지 기억하고 있다.
또한 요청을 하면 순대와 수육을 반반씩 시켜드실 수도 있다. 수육도 잘 삶아져서 매우 좋은 맛이지만 순대도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특이한 경험을 하실 수가 있을 것이다. 찹쌀과 선지 그리고 각종 야채들로 가득 속이 채워져 있는데 첫맛에서 약간의 한약재 느낌이 느껴짐과 동시에 부드럽고 살살 녹는 뒷맛이 스트레이트로 치고 들어온다. 그리고 묵직한 육향이 계속 남아 매우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맛이다. 새우젓과 부추와 그리고 마지막에 마늘 조각으로 입가심을 하면 매우 맛있는 경험을 할수가 있다. 단 돼지특유의 향에 거부감이 심한 분이라면 수육만 시켜드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사실 우리 집사람은 사실 돼지국밥을 좋아하지 않았었다. 돼지의 향이 자극되는 것에 심한 편견이 있었고 실제로도 잘 먹지 않았는데 한번 두 번 부산 방문시마다 이 집을 데리고 다녔더니 이제는 이 가게의 마니아가 되어 부산 방문 시 반드시 들려야 하는 집이 되어버렸다. 또한 부산 출장 시 나랑 같이 왔던 직원은 국밥에 코를 박고 먹고 나서는 가족들과 부산여행때 다시 방문하여 인증샷을 나에게 보내기도 하였다. 나름 매력이 있는 집이라고 확신한다.
부산이라는 도시가 수도권에서는 가장 먼 도시 중에 하나가 아니던가? 그래서 자주 여행을 다니기는 어렵겠지만 온 김에 사람들 많고 기존의 유명한 가게만 다니지 마시고 이런 숨은 가게들도 한 번씩 찾아가 보시기를 바란다. 음식이란 게 취향을 타는지라 "이게 뭐야?'라는 분도 분명히 계실 수도 있는데 나름 지역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해와서 맛으로는 이미 충분히 검증이 되었고 자그마한 가게에 편견만 가지지 않는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부산역에서 가까워 부산 도착 직후나 다시 돌아가기 직전에 처음 또는 마지막 식사장소로 꼭 들려보시기를 추천드린다.
또한 이 글은 가게와 1도 상관이 없는 내돈내산 후기임을 알아 두시라~
https://place.map.kakao.com/23636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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