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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솔동 맛깔포차 방문기

다락방 중년 2024. 5. 2.

왜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배는 고픈데 요리해서 차려먹기는 귀찮은.. 더구나 4월 한 달도 다 지나갔고 다음날은 법정공휴일이 되어버린 근로자의 날이니 어딘가에 가서 소주라도 한잔하고 싶었다. 마눌님께서도 흔쾌히 동의해 주셔서 집 주변을 검색하다가 방문한 곳이 이곳이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었나 보다. 아직 제대로 된 후기도 없네..

새솔동 맛깔포차

 
 
넉넉한 크기의 내부공간에 앉았다. 벌써 제법 많은 손님들이 와 계신다. 메뉴는 다양했지만 진짜 예전 포장마차에서나 볼수 있을 듯한 메뉴는 별로 없었다. 하긴 세월이 변해가니 입맛도 변해가고 거기에 맞춰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국물 닭발과 감자채 전을 주문하고 일단은 스타터로 하이볼 2잔을 주문했다. 그런데 보통 이런 포차에서는 하다 못해 오이 몇 조각이나 김치정도는 기본찬으로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는 그것 대신 팝콘을 준다.  뭐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다만 내 스타일은 아니다. 팝콘은 또 왜 이리 달달한지?? 그리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데 제법 시간이 걸린다. 하이볼은 먼저 나왔는데 달달한 팝콘에 달콤한 하이볼을 먹고 있자니 뭔가 너무 어색하다. 기본적인 찬들은 제공했으면 좋겠다. 

추억의 메뉴들은 아쉽게도 없다. ㅠㅠ

 
 
드디어 나오신 국물닭발.. 만팔천원 가격에 그득한 닭발과 숙주나물까지 얹어서 제법 푸짐하다. 닭발을 좋아하는 사람은 가성비에 만족할 듯. 내 기준으로는 조금 더 매웠으면 좋겠으나 그건 취향의 문제일 뿐 맛은 제법 괜찮았다. 매운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옵션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닭발을 별로 안 좋아하시는 마눌님도 국물과 숙주를 위주로 닭발을 몇 개 드실 정도니 나쁘지 않은 맛이리라. 다들 잘 아시겠지만 닭발이란 게 발라먹기도 귀찮고 먹고 나면 포만감이 큰 것도 아니어서 요즘 무뼈 닭발이 유행하는가 보다. 뼈 닭발을 드실 때 팁을 드리자면 무조건 눈치 보지 말고 발바닥이 두툼한 걸 드셔야 좋다. 아래 사진 12시 방향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ㅎㅎ

국물 닭발은 양도 맛도 괜찮다.

 
 
 
그리고 감자채 전이 나왔는데 오잉?? 이건 정말 맛있었다. 무엇보다 감자를 잘 채썰었고 테두리를 바싹하게 잘 익혀 아삭한 식감이 훌륭했다. 어우러져 나온 양념장과의 궁합도 좋았다. 사진을 찍기도 전에 마눌님이 벌써 저만큼을 드셨네?? 다년간 명절음식 조리 경력에 빛나는 마눌님은 전이라는 음식에 대해 조예가 깊으시다. 이 분이 인정하면 맛있는 거다. 그냥 믿자.

감자전은 비쥬얼도 맛도 훌륭함.

 
 
요기거리로 시킨 짜파게티도 먹음직스럽게 금방 나왔다. 치즈를 올린 센스도 계란후라이도 좋은 아이디어이고 맛도 괜찮았다.  그런데 이런 것을 주문하면 김치정도는 주도록 하자. 라면을 시켜도 김치는 안 주시나?? 꼭 손님이 요청을 해야만 주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준비가 안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짜파게티 한 그릇에 7000원이면 김치 정도는 먹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소한 것에 원가를 아끼지 말자. 잘 만들어진 음식까지 싸잡아 욕먹는다. 

맛은 좋은데 왜 김치 같은 사이드는 안주시나??

 
 
마지막으로 포차의 정점은 해산물이라고 생각해서 소주 1병을 더 주문하고 마눌님께 소라숙회를 먹어도 되냐고 비굴하게 눈치 보며 여쭈어 보았다. 째려보셨다. 무서웠지만 계속 비굴하게 사정을 해 허락을 득했다. 아~어려운 여자 ㅠㅠ  소라숙회도 깔끔하게 잘 나왔다. 보통 소라는 초장에 찍어먹는 게 일반적인데 저렇게 다진 마늘과 참기름장을 조합해 서브를 하니 그것도 별미였다. 묵은지도 같이 서빙된다.(거봐 김치 있잖아??) 다만 소라 2개에 2만 원은 흠.. 소라 1개당 만원이라.. 양에는 조금 불만족스러운 게 사실이다. 

맛은 괜찮으나 양은 만족스럽지 않다.

 
예전에는 역전이나 번화가에 많이 있었고 밤늦게 귀가하던 아빠들이 아쉬워서 딱 한잔만 더 먹고 가자던 곳이었으며 입담 좋은 아주머니들이 솜씨 좋게 닭똥집이나 국수를 내어 주시던 곳이었는데 요즘은 이런 곳을 찾기 힘들다. 더구나 포차도 이제는 체인점 시대라니.. 다만 서비스에 조금 충실하자. 안주도 없이 술만 먼저 내어주고 팝콘 따위로 퉁치지 말고.. 라면같은 음식에는 김치도 당연히 서브하자. 이건 기본이다. 손님들은 이런 사소한 것에 삐진다. 
 
아쉬운 소리를 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할 만한 음식을 내어준다. 특히 저 감자채전은 예술이다. 음식들의 담음새도 훌륭하고 아이디어도 좋다. 모둠전도 언제 먹어보려 재방문해봐야겠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지만 다시 조금 정비하셔서 꼭 성공하시길 바란다. 일단 음식의 기본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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