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맛집]한국의 집밥이 그리울 땐 백반 식당 고향집 방문기
동남아에 많은 출장을 다니면서 현지의 음식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을 베트남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전날의 과도한 음주로 인한 숙취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해장의 간편함 때문이다. 그것도 쌀국수등의 저렴한 현지식으로 간편하게 뒤꼬인 속을 달래줄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나 미국, 유럽 등의 출장과는 비할 바가 못된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음식들은 대부분 내 입맛에 잘 맞아 사실 출장을 오게 되면 원나잇 푸드 트립을 자체 촬영하는 모드가 되어 돌아다녔기에 현지 음식 쫌 그만 먹자고 동행한 직원들의 핀잔을 듣기도 했다. 그래서 나만 먼저 재워놓고 밤새도록 니들끼리 술을 마셨냐? ㅡㅡ; 내가 모를 줄 알았지?? ㅠㅠ
그러나 필자도 태생이 한국사람이라 장시간 해외에 머물게 되면 한식이 가끔씩 끌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해외 현지에서 라면을 먹으면 똑같은 라면을 먹어도 김치생각이 간절하게 나는 것처럼 쌀국수를 먹으면서도 "김치 한 점만 먹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간절해질 때가 당연하게 있기 마련이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삼세번이고 산해진미의 음식도 계속해서 먹으면 답이 없다. 이렇게 한식이 당길 때는 자연스레 가장 생각나는 음식이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이 우선순위에 떠오르게 된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집은 이번 하노이 여행 중에 된장찌개가 너무나 먹고 싶어서 검색 후 방문한 가게이다. 이미 한인촌으로 유명한 미딩에서 오랫동안 영업해 온 집이라 하노이 현지의 많은 주재원들의 단골식당이고 현지인의 방문도 만만치 않은 가게이다. 가게는 넓지 않은 편이지만 이미 평일 저녁 많은 한국사람들과 현지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삼겹살도 팔고 있는지 맞은편 테이블은 삼겹살에 술잔을 기울이고 계신다.
메뉴는 기본 백반부터 시작해서 정말 고향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실 것만 같은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은 수준인데 백반이 8000원이 안 되는 수준이고 나머지 메뉴들도 비싼 편은 아니다. 물론 한국의 동일 메뉴와 비교해서 싼 편은 아닌데 해외 현지에서 한식의 가격은 대부분 이 정도 수준임을 알아 두셔야 한다. 현지에서 한국맛을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영업을 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지 않는다면 그 가게는 결코 오래 버티지 못한다. 아니면 현지인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들의 입맛에 맞게 음식의 맛이 변하게 마련이다.
된장찌개를 주문하고 기다리니 기본찬을 내어주신다. 무나물 무침과 감자채 볶음 그리고 열무김치와 겉절이 등등 정말 집밥과 같은 반찬들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두부구이와 계란말이도 서브된다. 9000원 수준의 한 끼치고는 훌륭한 반찬 구성이다. 각 반찬들의 맛도 제법 맛깔스럽다. 가짓수만 채우는 느낌이 아닌 각 반찬들 모두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주인장이 나름 반찬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특히 이 된장찌개. 듬성듬성 썰어 넣은 두부가 충분히 들어가 있고 새우와 조개로 육수를 내어 정말 한국의 맛과 다를 바가 없다. 타지에서 느끼는 한식에 대한 갈증을 싹 풀어주는 맛이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한국인들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그 맛. 식당에서 주는 밥이 아무리 훌륭해 봤자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맛보다 훌륭할 수는 없겠지만 이 정도면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만족할 만한 맛이다.
공깃밥에 된장찌개를 비벼서 한 끼를 잘 먹고 나왔다. 사실 코리아 타운이라는 미딩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한국식당은 무지하게 많지만 대부분 일반적인 메뉴가 아닌 특색 있는 메뉴에 집중을 하고 있다. 예컨대 이미 한류의 붐을 타고 유명해진 삼겹살등의 고깃집과 떡볶이등의 각종 분식류 등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메뉴들은 현지인들도 많이 찾고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그나마 리스크가 적은 메뉴이지만 이렇게 한국의 맛을 고수하면서 생업에 지친 주재원들과 한식이 그리운 여행객들에게 맛있는 한 끼의 집밥을 먹을 수 가게는 흔한 편은 아니다. 부디 계속 성업하시길 바란다. 하노이 여행 중에 전통적인 한식이 그리우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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