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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군 벼락치기 여행기(1)

다락방 중년 2024. 4. 2.

문득

그러고 싶은 순간이 있지 않은가? 그냥 스윽 떠나고 싶은 순간..

 

봄이 성큼 다가오고 갑자기 많아진 시간과 더불어 조금은 궁금했었던 그 곳이 진짜로 한 번은 가보고 싶어졌다. 

 

강원도..

 

가족과의 여행, 각종 행사등 많이도 다녔지만 강원도 속초의 남쪽으로만 다녔지 속초의 북쪽인 고성군에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볼 마음을 가지지 않았었다. 전역을 했다고 공명심이라는 것에 찌들어 와이프 및 또래 친구들과 갔었던 그 오래된 여행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내 가장 아름다웠던 젊은 날 2년 반을 지냈던 그곳이 과연 그대로 있을까? 30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변했을까?라는 궁금증이 날 다시 강원도 고성으로 이끌었다.

 

새벽 4시반

주섬주섬 준비를 하고 와이프가 곤히 자고 있는안방의 문을 열고 말했다. " 여보 나 갔다 올게" 잠에 취한 와이프는 그래도 벌떡 일어나 앉으며 "잘 다녀와요"라고 하며 다시 잠에 빠진다.

 

무던한 여자. 세월이 흘러 젊었을 때의 미모는 이제 많이 사라지고 여성 호르몬이 왕성하던 때와는 달리 나이가 들면서 때로는 터프하기 까지 하지만 여전히 무던하면서 남편을 잘 이해해 주는 아직도 너무나 착한 여자.

 

못난 남편 만나서 고생이 많수.. ㅠㅠ

 

3월 말이지만 아직도 새벽 공기는 많이 차다.더구나 차가운 새벽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차를 이끌고 강원도를 향해 달린다. 이른 새벽임에도 도로에는 차들이 많고 다들 바삐 달려간다. 서울 양양 고속도로를 타고서야 이제야 도로가 한산해졌다. 

 

가평휴게소..

일찍 일어난 탓인지 많이 졸렸다. 아직 동이채 트지 않은 휴게소임에도 대부분의 매장이 불을 환히 밝히고 하루를 준비하고 있었다. 커피 한잔을 가지고 다시 출발, 부지런히 강원도로 달렸다. 태백산맥을 넘고 속초 쪽으로 내려오니 날씨는 여전히 흐렸고 설악산은 아직도 설경이었다. 

 

청간정

아침 8시가 되기 전에 청간정에 도착을 했다. 전역 후 친구들과 같이 온 여행에서 여기서 와이프랑 달밤에 같이 찍은 사진을 기억한다. 디지털카메라 따위는 없던 시절. 카메라에서 터진 플래시에 두 눈의 동공이 토끼처럼 빨개지던 시절. 군생활을 기다려준 와이프에게 꽃신은 제대로 못 신겨줄지언정  최소한 "저 달이 니 눈에도 있네" 따위의 애드리브는 치지 말았어야 했다. 갑자기 손발이 오그라드네. ㅡㅡ;

 

관동팔경 중의 하나라는 청간정. 그 옛날 기억 속 모습보다 주변은 잘 정리되었 있었다. 소나무 숲을 따라 잘 조성된 길을 올라가면 금방 청간정에 닿을 수 있다. 청간정에 오르니 시원하게 뚫린 왼쪽의 전경과는 달리 오른쪽 끝자락에 보이는 현대식 아파트와 공사현장들이 약간은 아쉽다.

 

미화된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달이 떠 있을 때의 청간정 밤바다는 참으로 아름다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와이프랑 함께 다시 한번 와서 정말 달이 와이프의 눈에 아직도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ㅎㅎ

이런 길을 따라 올라가면

청간정에 금방 도착한다.

 

탁 트인 외쪽과는 달리

 

오른쪽은 약간 거슬리는 전경이 아쉽다.

 

 

아야진 해변

부산에서 무려 500km의 거리를 달려오신 부모님과 첫 외박을 실시한 곳. 그때 어디서 묵었는지 전혀 지금은 기억이 없다.

맛있는 회를 사주셨던 것 같은데 이등병 시절이라 당장 복귀해야 하는 내일이 너무 싫었던 기억만이 남아 있다.

 

당시에는 느낄 여유조차 없었던 지금은 너무 깨끗한 바다. 해수욕장도 겸하고 있으며 아야진 항과 아담한 마을 그리고 예쁜 카페들도 조성이 되어 있어 지나가다 한 번은 들려볼 만하다. 청간정 해변과 바로 이웃하고 있어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

하기도 좋고 연인들의 산책 코스로는 이만하면 훌륭하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북쪽으로 향해 가면서 바다를 보며 커피도 한잔 마셨다.(리뷰는 클릭하시라. 또 올래 식당, 에이프레임)

 

이제 정말로 달려간다. 내 군생활의 그곳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으로.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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