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관광지] 경주 천마총(대릉원) 관람기 그리고 단상..
경주라고 하면 누구나 생각하는 문화재가 있다. 첨성대가 있을 것이고 천년사찰인 불국사가 있을 것이며 또한 기본적으로 국립 경주 박물관은 대부분 관람을 하는 코스로 동선을 잡을 것이다. 물론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천마총도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장소이다. 규모는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지만 천년도 훨씬 지난 고대의 무덤 내부를 관람을 할 수가 있고 거기에 출토된 유물이 금관과 천마도등 고고학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유적들이라는 것도 반드시 관람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천마총은 경주 향남동 대릉원 내부에 있다. 대릉원 관람에는 입장료가 없으나 천마총 관람을 위해서는 입장료 3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주차비 2000원은 별도이다. 대릉원에는 신라의 왕족과 귀족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많은 고분들이 있는데 약 150여 개의 무덤이 있다고 한다. 대릉원에 들어서면 잘 정비된 산책로와 더불어 울창한 수목을 만날 수가 있다. 더불어 계절의 정취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좋은 산책길인데 너무 예쁘게 잘 조성되어 있어 가족단위의 여행객이나 연인들 누구에게라도 만족감이 클 것이라 생각된다.
계속 걷다 보면 미추왕릉과 황남대총을 만날 수가 있고 많은 수의 무덤을 볼 수가 있다.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도대체 이 무덤들의 주인은 누구일까?'라는 일반적인 생각들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중고딩 시절에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외웠던 적석목관분이니 횡렬석실분이니 하는 것들을 생각하면 이런 삼국시대 무덤을 보면 머리부터 아픈 사람들도 물론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한반도의 삼국사가 사료의 부족으로 아직도 한, 중, 일의 논쟁이 많은 것을 생각하면 이런 고분들의 존재는 부족한 그 시대의 기록(사료)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유물의 보고인 셈이다. 다만 이렇게 많은 고분들이 있음에도 얼마나 발굴을 해봤는지 안 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아니면 발굴 계획은 있는지에 대한 궁금함이 큰 것은 사실이다.
천마총은 대릉원의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다. 입장권을 사고 안으로 들어가면 매우 잘 정비가 되어 있는 전시관을 만날 수 있는데 실제 출토 때의 모습으로 전시가 되어 있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서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유물의 사진을 축소 또는 확대해 가면서 볼 수도 있고 영어로 되어 있는 안내문도 잘 지원이 되어 있어 외국인 친구를 데리고 관람하기에도 그만인 셈이다. 또한 천마총 피장자의 각종 유물을 잘 전시하여 보여주는데 이토록 화려한 장신구와 왕관의 주인공이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단지 추정만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또한 쉽게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무덤의 내부를 쌓아 올린 돌무지에서 신라인의 정교함을 충분하게 느낄 수가 있다. 현시대의 규격화된 벽돌을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닌 자연에서 나오는 돌들을 촘촘하게 채워 넣어 저렇게 높은 구조물을 만드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거기에 하중도 지지해야 하니 아랫부분부터 촘촘하게 쌓아가지 않으면 순식간에 무너지게 된다. 일반인인 우리가 이런 작업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는가?
아직도 황남대총이나 천마총등의 무덤들이 발굴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무덤의 주인을 정확하게 특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덤 주인을 알리는 지석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주의 무령왕릉처럼 무덤입구에 지석이 존재한다면 무덤의 주인공을 쉽게 알 수 있고 이렇게 되면 그 유물들의 시대와 사연들을 사료와 비교하여 특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한반도 삼국사의 비밀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이는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하나의 단서를 찾아 다음을 예측하고 또 하나의 단서를 찾아 이를 확인하는 추리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천마총은 울릉도(우산국)를 합병한 바 있는 지증왕의 무덤으로만 추정할 뿐이다. 위에서 말한 미천왕릉도 또한 추정일 뿐 어느 것도 확실한 것이 없다. 더불어 이미 김유신과 태종무열왕이라고 단정 짓고 있는 각종 고분들도 그 주인이 정말로 그들인지 논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1000년도 넘은 긴 세월에 모든 것을 확정 지어 단정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솔직히 개인적인 궁금증이 매우 큰 것은 사실이다. 마치 범인을 결국 잡지 못하는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지금은 조금 잠잠하지만 일본은 임나일본부설을 제기하며 삼국시대에 일본이 실질적으로 가야지방을 점령하고 지배하였다고 주장하였으며 그것의 근거는 단순한 사료인 일본서기뿐이다. 또한 이러한 임나일본부설은 조선후기 일본의 한반도 지배의 명분이 되었다. 이러한 고대사의 해석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는 이데올로기가 탄생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사실 일반인들은 경주 시내의 저렇게 많은 고분들을 모두 발굴하였는지 안 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안 하고 있다면 경제적인 이유가 클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발굴이라는 것이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여 장시간 작업을 하여야 하는 일이므로 비용이 무척이나 많이 소요될 것이고 또한 야심 차게 발굴을 시작했는데 이미 도굴을 당해 텅 비어있는 고분이라면 무척이나 난감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같이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국내의 각종 고분과 이에 대한 정보들을 소개해주는 인터넷 사이트라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운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역별로 각 고분들을 분류하고 고분들의 발굴여부와 계획 그리고 출토 유물들의 내용과 무덤 주인들에 대한 정보 등을 정리하여 제공해 준다면 그나마 역사 덕후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역사학과 고고학이라는 것은 결국은 민족의 과거를 밝히고 이를 통해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학문이라고 생각이 된다. 몽골은 지금은 중국의 한편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국가이지만 아직도 그들의 마음속에는 전 세계를 휩쓸었던 칭기즈칸의 후예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간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으로부터 주입이 된 식민사관을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한반도의 고대사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이러한 연구를 통해 한민족 모두가 더욱더 당당한 자부심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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