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솔동 수미정 풍천장어 방문기
이제 갈비뼈 골절도 다 나아간다. 이제는 자세를 바꿀 때 거의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가장 문제였던 누웠다가 일어설 때도 조금만 조심하면 고통도 훨씬 덜하다. 의사 선생님은 운동도 당분간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골프 같은 운동은 아직 조심해야 할 것 같고 자전거 정도는 불편함 없이 탈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한번 사고를 당하고 나니 자전거를 탈 때 속도를 내는 것에 약간은 트라우마가 생겨 빨리 달리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하다.
아무튼 이렇게 아프다는 핑계로 마눌님에게 보양식 얻어먹기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왔는데 이곳이 그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이제는 아픈 척 핑계를 대도 아랑곳 하지 않고 청소 및 기타 업무를 많이 시키신다. ㅡㅡ; 눈치는 많이 빠르신 분이다. 그렇게 오래간만에 집에 온 아들 녀석과 딸내미 그리고 우리 부부가 함께 방문한 곳이 이곳이다.
사실 장어란 음식은 나의 최애 음식은 아니다. 고소한 맛은 있으나 가격이 너무 비싸고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많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회사의 회식 자리가 아니면 거의 찾지 않았었고 이마저도 자주 가지는 않았다. 예전에 직원들을 데리고 진행한 장어 회식에서는 200만 원이 훌쩍 넘는 회식비를 사용한 적도 있었기에 먹을 것 많은데 굳이?라는 생각이 더 컸었다. 이렇게 비싸기만 했던 장어가 치어의 양식이 자리 잡으면서 가격이 많이 안정되었다고 한다. 물론 치어의 어획량에 따라 가격이 왔다 갔다 하지만 예전처럼 금장어라는 별명은 듣지 않을 터.
토요일 저녁시간에 방문한 가게에는 대기줄이 늘어서 있다. 동네에서 아직은 유일한 장어집이고 여름 보양철인 데다가 주말까지 겹치니 대기가 발생하나 보다. 대기가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맛은 보장한다는 것인데 기대가 되었다. 일반 장어는 한 마리에 36,000원 큰 장어는 42,000원이다. 작은 녀석이 300g, 큰 녀석은 400g 정도라고 하시네.
드디어 공수되어 나온 일반 크기 4마리. 버섯 위에 수미정이라고 깨알같이 적혀있는 것도 SNS홍보를 하는 좋은 전략이다. 녀석들을 1열 횡대로 나란히 줄 맞춰 구워주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장어집이 그렇지만 이 집도 이모님들이 구워주신다. 개인이 직접 굽는 장어집은 보지 못한 것 같다. 더운 불 앞에서 고생들을 하신다.
이후에 이모님들이 능숙한 가위질로 다시 한번 대열을 맞춰 마무리 구이를 해주시면 먹을 수가 있는데 오래간만에 먹는 장어라서 그런지 맛있게 술술 넘어간다. 장어를 좋아하신다면 가장 장어스러운 맛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따로 양념같은 것이 되어 있는 메뉴가 없고 이 집은 오직 소금만으로 간을 하여 구워주신다. 개인적으로는 양념이 되어 있는 것 보다 이런 소금구이를 더 좋아한다. 장어집에 오면 항상 습관적으로 복분자주를 시키게 되는데 이 둘의 궁합이 좋다는 것은 정말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는 하다. 그런데 복분자주를 홀짝거리는 나에게 마눌님께서는 꼬리 쪽은 자꾸 나에게 주신다. ㅠㅠ 아니~ 여보?? @.@
큰 장어도 한 마리 시켜보았다. 기본적으로 길이가 더 길고 폭도 더 두툼하다.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실지도 모르겠는데 실물로 보시면 제법 커 보인다. 실제 저 정도 크기의 실물 장어를 보게 된다면 물뱀이 아니냐고 할 정도.. 맛은 작은 녀석이나 큰 녀석이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였지만 확실히 씹는 맛은 큰 녀석이 더 푸짐하다.
오래간만에 장어로 맛있게 한 끼 식사를 하였다. 우리 가족 4인이 넉넉하게 배부르게 먹고 나온 것을 기준으로 전체적인 가격은 곱창집에서 양껏 먹고 나온 수준과 비슷한 것 같다. 예전에는 분명히 곱창보다 비싸다는 기억이 있는데 실제로 가격은 저렴해진 것이 맞는 것 같다. 이 집은 기본 상차림에서 나오는 우거지 장어국의 맛 또한 훌륭했고 셀프바가 있어서 밑반찬을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이모님들도 친절하시고 식당의 내부도 무척이나 넓어 가족 간의 외식장소로는 부족함이 없는 셈.
참고로 주말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적절하고 시간을 조절하셔서 가시면 될 것 같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토요일 저녁 7시 이후에는 웨이팅이 없었다. 또 다른 작은 바람이라면 동네에 이런 장어집이 하나 더 생겨 서로 경쟁하면서 고객들에게 좀 더 많은 선택의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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