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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솔동 원가네 양꼬치 방문기

다락방 중년 2024. 8. 6.

처음으로 중국에 출장을 갔을 때 중국의 시골도시에서 약 1주일 동안 현지식으로만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2주의 출장기간 중 1주일을 현지식으로 먹고 나니 나중에는 중국 음식만 봐도 역겨움이 느껴지던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당시에는 한식당도 근처에 없었고 그때 내가 하도 제대로 먹지를 못하니 함께 하던 현지 에이전트가 나를 데려간 곳은 그나마 궁색하게라도 뷔페를 표방하고 있는 식당이었다. 으리으리한 뷔페는 아니었지만 음식의 종류는 제법 있었고 일반 뷔페처럼 먹을 만큼 가져와서 먹는 시스템이 아닌 먹을 것을 담아서 계산하고 가져오는 시스템이었다. 한식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고 그나마 거기에 그토록 먹고 싶었던 김치 대신에 싱싱해 보이는 상추등의 야채들이 있어 밥이랑 고기 넣어서 쌈이나 싸 먹으려고 가득 담아서 계산을 했는데.. 하늘도 무심하시게 이 계산하는 칭원(여자 종업원)이 그 야채들을 주방에다 건네주고 주방에서는 이를 받아 신속하게 웍에다가 볶아내는 것을 보고 멍하니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ㅡ.ㅡ 중국어가 안되니 뭐라고 하지도 못하였는데  현지 에이전트는 나에게 중국에서는 생야채의 위생은 믿을 수가 없기 때문에 잘못 먹으면 기생충 감염이 될 수도 있다고 생야채를 먹지 말라고 하더라는.. 사실 이런 기억들이 거대한 대륙에서의 중국음식에 대한 첫 기억이다. 그리 즐거운 경험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 현지에서도 중국음식들은 나름 먹을만한 것이 많다. 요리의 종류도 지역별로 다양하고 국물류의 요리들은 아직 이질감이 있지만 한국사람의 입맛에 맞는 음식도 많은 편. 한국에서는 전혀 먹지 않았던 잉어요리도 나름 먹을만했으니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 분이라면 중국 현지음식에 큰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후에 자주 중국의 여러 곳으로 출장을 다니면서 느끼게 된 중국의 음식들을 한국에서도 문득 먹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 때가 있을 정도다. 

 

이 집은 이러한 연유로 방문을 하게 된 집이다. 만약 한국에서 중국 현지의 맛을 느껴보려면 양꼬치집을 가시면 된다. 단 전제조건은 중국 국적을 가진 사장님이나 주방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 양꼬치와 양갈비만 맛보러 가는 것이면 어디를 가도 상관이 없을 테지만 내가 이 집을 간 주된 이유는 중국현지의 요리맛을 느끼기 위해서 방문한 것이었다. 

 

매장은 그리 크지 않다. 테이블이 한 10개 정도 되려나? 기본 양꼬치가 14,000원 수준이고 비싼 요리류도 20,000원을 넘지 않는다. 나름 만족스러운 가격이다. 우리가 배달앱을 통해 시켜 먹는 탕수육이나 깐풍기등과 비교하면 싼 가격임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요리만 주문을 하려고 했으나 무조건 양꼬치를 기본적으로 시켜야 한다고 하시네.. 뭐 양꼬치도 잘 먹으니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었는데 왜 굳이 이런 시스템을 고집하시는지 잘 이해는 되지 않았다. 14,000 원하는 양꼬치는 숯불도 피워야 하니 오히려 마진율이 더 안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가격은 이정도 수준이다.

 

양꼬치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적을 말이 없다. 흔히 많이들 알고 있는 딱 그 맛이며 모자라지도 더하지도 않다. 특이한 점이라면 쯔란만 제공하는 기타의 가게에 비해 이 식당은 현지의 방식답게 커민가루도 제공해 주어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는 점은 좋았다. 

양꼬치는 늘 알고있는 그맛이다.

 

 

그러나 이어져 나오는 요리는 제법 괜찮았는데 마라탕은 다른 일반 가게의 마라탕과는 차별된 맛이다. 현지의 맛이 물씬 난다. 개인적으로는 마라가 조금 더 많이 들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이는 취향의 차이이니 요청하시면 해주실 것 같다. 마파두부도 썩 괜찮은 맛이었다. 돼지고기가 넉넉히 들어가 있고 마라의 향도 적절하게 나면서 두반장으로 매콤하게 맛을 낸 정통식 마파두부의 맛. 중국 현지의 맛과 꽤 비슷하다. 그리고 고슬고슬하게 잘 볶아져 나온 계란볶음밥까지. 단 계란볶음밥은 기름을 조금만 줄이시면 더 좋을 것 같다. 

만족스러웠던 마라탕
정통식 마파두부
기름이 조금 많지만 맛은 괜찮았다.

 

팁을 드리자면 이런 중국 현지맛을 내는 식당에서 볶음밥은 필수로 하나 시키시고 여기에 마파두부나 건두부볶음을 비벼 먹으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실 수 있다. 이 집도 두 음식의 조화는 훌륭한 편이었다. 

마파두부와 볶음밥의 콜라보.

 

식사 후 나가면서 여쭤보니 주방장 겸 사장님이 중국의 조선족 출신이라고 하시네. 나름 좋은 가격으로 현지맛을 느낄 수 있는 괜찮은 식당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무조건 양꼬치를 시켜야 한다는 것. 양꼬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방문하기가 어렵게 만들고 마진도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왜 고집을 하시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양꼬치와 요리 특히 많이들 찾으시는 꿔바로우 같은 것들은 세트메뉴를 만들어 조금 저렴하게 판매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중국집의 자장면과 탕수육 세트처럼 말이다. 양꼬치와 중국의 현지 음식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방문해 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자그마한 매장이지만 저렴한 가격에 현지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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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네 양꼬치

경기 화성시 수노을중앙로 146 2층 (새솔동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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