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맛집] 경주 한우 정육 식당 보문 한우 방문기
경주라고 하면 딱히 한 번에 떠오르는 지역음식이 있으신가? 필자는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다. 물론 경주에도 향남빵이라는 옛날부터 유명했던 빵이 있지만 간식거리일 뿐이고 식사의 개념으로 생각한다면 부산에는 밀면과 돼지국밥, 전주는 비빔밥이 떠오르는 것과 같이 도시와 음식을 바로 연관 지을 수 있는 특정한 음식이 경주라는 도시에서는 떠오르지 않는다. 경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지역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검색을 하니 특이하게 한우와 소고기에 관련된 식당이 많이 보인다. 알고 보니 평창과 횡성처럼 경주도 나름 한우로 유명한 도시였던 것이다. 한우 육질 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적도 있다고 한다.
검색 후 무엇보다 숙소에서 가까워서 찾아간 식당이 오늘 소개할 식당이다. 앞서 소개드렸던 한국대중음악 박물관 옆에 위치하고 있다. 외관은 경주의 식당답게 대궐 같은 기와집의 모습이지만 정육점과 식당이 결합된 정육식당이고 넓고 넓은 주차장은 덤이다. 잘 아시겠지만 정육식당은 일반 식당에 비해 고기의 가격이 저렴하다.
입구에 들어가면 넓은 공간에 식당과 왼쪽에 정육점이 위치하고 있다. 한우의 부위도 다양한데 기본적인 등심부위부터 갈빗살을 비롯하여 안심과 채끝등심 그리고 치마살과 토시살까지 구이용으로 사용되는 대부분의 부위는 모두 보유하고 있다. 가격은 사실 저렴한 편이 아니다. 모두 다 1+등급이며 100g에 16000원부터 23000원 정도의 금액이다. 인터넷으로 한우 등심을 구매한다면 동일한 등급에 12000원 정도면 구매가 가능한 곳도 많이 있는데 그 가격을 생각한다면 절대 싼 가격일 수가 없다. 하지만 서울시내의 한우구이집 등심가격은 1인분(150g)에 6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이다. 물론 등급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그 가격을 생각한다면 매우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인터넷 구매가와 식당에서 사 먹는 가격은 서로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이 된다. 가게는 인건비와 매장 관리비가 반드시 포함이 되어야 한다.
고기를 주문하고 식당에 앉으니 빠르게 상차림을 내어온다. 성인 1인당 상차림은 6000원 수준이며 쌈과 양념들은 언제든지 리필하여 먹을 수 있는 셀프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상차림의 수준은 So So한 수준이다. 추가로 주문할 수 있는 된장찌개등의 가격도 적절한 수준으로 부담스럽지 않다. 오늘은 집사람이 쏘기로 한 식사이기 때문에 거하게 먹으려고 마음먹고 속으로 전의를 다지기 시작한다. ㅎㅎ
일단은 갈비살과 등심을 주문하였는데 고기의 상태가 매우 좋다. 얼핏 보기에는 1++급으로 보일 정도이다. 등심을 먼저 굽기 시작하고 소주와 함께 흡입을 시작한다. 음.. 역시 한우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이런 육향과 탱글한 육질은 신선한 한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한우의 가격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맛으로만 본다면 수입산에 비해 월등하게 좋은 맛을 자랑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갈빗살도 매우 훌륭하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맛이지만 고소한 기름의 풍미와 부드러움이 잔뜩 느껴진다. 소고기를 드실 때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기름기가 적은 부위부터 먼저 드시고 갈빗살등의 기름기가 많은 부위는 나중에 드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기름기가 많은 부분부터 먼저 먹게 되면 기름기가 적은 부위의 맛이 덜 느껴지게 되기 때문이다.
안심도 주문해 보았는데 사실 한우의 안심이라는 부위가 쉽게 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위에 설명했듯이 나처럼 갈빗살보다 나중에 먹지 마시고 먼저 드시는 것이 좋다. 안심은 비교적 기름기는 적지만 부드러움과 육향으로 승부하는 부위인데 대부분 스테이크용으로 많이 나가서 이런 기회가 아니면 만나기 쉬운 편은 아니다. 기대처럼 육향과 부드러움이 매우 좋았다. 소주가 또 하염없이 들어간다. ㅎㅎ
된장찌개로 한끼 식사를 마무리했다. 된장찌개는 사실 별로였다. 된장찌개의 간이 약했고 된장의 향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는데 오늘 가장 별로였던 메뉴였다. 고깃집의 된장찌개는 고기에서 느껴지는 느끼함을 없애기 위해 많이 주문을 하게 되는데 그런 소기의 목적에는 절대 부합하지 않는다. 고깃집의 된장찌개는 무엇보다 맵고 칼칼하고 맛이 진해야 한다.
마눌님과 처제는 술을 별로 먹지 않아 거의 혼자서 소주 두 병을 마셨는데 이상하게 취기가 없다. 분명 낮에 골프라운딩도 했고 하루종인 운전기사를 하면서 경주시내를 돌아다녀 매우 피곤한 상태였는데 특이한 경험이다. 나의 간이 회춘하는 것은 아닐 테고 오늘은 술이 조금 받는 날인 것 같다. 더불어 겁도 없는 이 자매님들은 그날밤 나에게 고스톱으로 도전을 해오기까지 했는데 아이고 이 사람들아~ ㅋㅋㅋ 가뿐히 KO를 시켜주시고 기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ㅎㅎ
경주에 여행을 와서 한우를 드시고 싶다면 적절한 가격으로 한우의 각 부위를 맛볼 수 있는 이곳을 추천드린다. 물론 경주가 한우로 유명한 만큼 많은 가게들이 있겠고 가격이 혁신적으로 저렴하지는 않지만 나름 경쟁력은 있고 고기도 괜찮은 편이다. 그리고 이 후기는 가게랑 상관이 전혀 없는 마눌님산 마눌님돈 후기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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