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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 중국집 안산시 대흥장 방문기(옛날 간짜장을 맛볼 수 있는 곳)

다락방 중년 2025. 2. 25.

언제부터인가 짜장면이나 짬뽕 같은 중국음식을 배달로 시켜 먹지 않게 되었다. 맛도 어릴 적 부모님과 다니던 그 짜장면과 짬뽕을 생각한다면 어림없는 이야기이고 일회용기에 멋없고 정이 없게 담겨오는 것과 먹고 나면 잔뜩 나오게 되는 쓰레기등을 생각한다면 굳이 배달을 시켜서 중국음식을 시켜 먹을 필요를 점차 잃게 되었다. 오래전 CF에서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장면에서 알 수가 있듯이 이 짜장면은 배달의 원조이다. 한 그릇도 정성스럽게 배달한다는 문구가 중식당에 걸려 있고 배달 전단지의 대부분은 이런 중식당이 주를 이루었으며 철가방을 들고 다니며 한 손으로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부지런하게 살아가던 청년들의 모습은 이제 볼 수가 없고 어느새 치킨이나 피자등의 배달음식에 밀려 이제는 동네에 중식당도 많지가 않다. 인건비가 올라가고 세상이 디지털로 진화하면서 당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때문에 제대로 된 짜장면을 맛보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필자는 특히 짜장면을 먹을 때는 항상 간짜장을 먹는데 배달을 시키면 국물이 그득한 간짜장을 배달해 주는 것을 보면서 허탈함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간짜장의 원래 명칭은 건짜장이다. 건이라는 것은 마를 건(乾) 자를 사용하는데 이게 이름이 변형되면서 간짜장이라고 변경이 되었다. 그런데 국물이 그득한 간짜장을 보면서 정말 아무나 중국식당을 하나보다 하고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내가 집에서 돼지고기 및 각종 야채를 넣어서 만들어 먹는 짜장라면이 훨씬 맛있는 대안이었다. 
 
그렇게 자연스레 어쩔 수 없이 간짜장과 담을 쌓고 지내던 어느 날 가까운 동네에 제대로 된 간짜장을 만드는 식당을 발견했다. 후기를 보아하니 간짜장에 대해 호평이 많았다. '오라~ 너 잘 걸렸다. ㅋㅋㅋ' 혼자 방문하기가 조금 그래서 집사람을 살살 꼬셔 같이 갔다. 이 마눌님은 이런 상황이 되면 절대 쉽게 움직여 주시지 않는다. 나는 먹고 싶어서 엉덩이가 들썩들썩하는데 느긋하기가 마치 바둑을 두면서 화타에게 치료를 받는 삼국지의 관우급이다. 결국은 사정사정을 해서 동행을 했다. 물론 비용은 전액 내가 부담하는 조건이다. 흑흑~~
 
가게의 입구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아차 하다가는 지나치기가 쉽다. 또한 주차장이 없어 주변에 적절히 주차를 하셔야 하고 건물 1층에 위치하고 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가게 입구

 
가게는 그리 크지 않다. 아담한 방도 있고 홀에서도 식사가 가능하다. 주말이었지만 이른 저녁시간이라 사람은 많지가 않았다. 간짜장과 짬뽕이 8000원 수준이다. 아주 적절한 가격이다. 맛만 괜찮다면 말이다. 또한 중국집이기는 하지만 요리의 종류는 기타의 다른 중국집에 비해 다양하지가 않다. 사실 메뉴의 종류가 다양하다고 음식이 다 맛있다는 보장도 없고 재료의 관리가 어려울 터이니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메뉴로만 구성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더욱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간짜장에는 계란프라이가 반드시 있어야 행복해하는 나 같은 남쪽 사람들을 위해 계란프라이를 옵션으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된다. 알아두시라. 간짜장에는 계란프라이가 있어야 한다. ㅎㅎ

가게는 아담하다.

가격도 매우 적절한 메뉴판

 
오호~ 이 집에는 김치도 저렇게 듬뿍 제공해 준다. 간짜장만 계속 흡입하다 보면 가끔 느끼할 때가 있는데 매우 마음에 들었다. 짜장라면에 파김치를 같이 먹는 이유를 생각해 보시라. 그리고 서브가 되는 탕수육 작은 사이즈. 군만두가 4개가 있고 19000원의 가격에 매우 적절한 양이다. 대부분 탕수육의 작은 사이즈 같은 경우 2~3명이 사이드 메뉴로 주문을 하게 마련인데 결코 부족하지 않을 양이다. 또한 탕수육을 나 같은 찍먹파를 위해 소스를 따로 제공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탕수육은 매우 바싹하다. 바싹함을 좋아하시는 분은 충분히 만족할 수준이고 튀김옷과 돼지고기의 비율이 매우 적절했다. 간장에 찍어 먹어도 소스랑 같이 먹어도 매우 만족스럽다. 소스를 제공하지 않고 가격을 조금 더 저렴하게 만들어 고기튀김이라는 메뉴로 판매를 해도 좋을 듯하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이 된다. 

김치도 제공한다.
탕수육의 양도 적절하고 비주얼고 괜찮은 편
매우 바싹하고 맛있는 탕수육

 
드디어 간짜장이 나왔다. 주문을 하고 나면 안에서 조리하는 소리가 나는데 이렇게 재료를 넣고 강한 불에 볶아내어야 진정한 간짜장이다. 이미 조리된  짜장소스를 면위에 끼얹어서 제공하는 것은 간짜장이 아니다. 따라서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린다. 간짜장 소스는 한 그릇 그득하게 담겨서 나오는데 재료들이 매우 잘 볶아졌고 돼지고기도 적지 않게 들어있다. 슥슥 비벼서 흡입을 해보니 어릴 적 부모님과 같이 먹던 그 맛이 생각이 났다. 내 머릿속에서는 기억이 있지만 오랫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그 맛 말이다. 거기다가 계란프라이까지 들어 있으니 추억을 소환하기에 매우 적절한 맛이다. 그래서 그래서 또 소주를 마신다. ㅠㅠ 간짜장과 탕수육을 안주로 소주를 먹은 기억은 참으로 오래 되었다. 

매우 잘 볶아진 간짜장 소스
계란후라이가 올려져 있는 면.

 
오래간만에 정말로 괜찮은 중국집을 찾았다. 추억 속의 그 맛을 소환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물론 여기보다 더 제대로 된 간짜장을 만드는 노포집도 있겠지만 집 근처 가까이에 이런 가게가 존재한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가게가 약간 오래되어 깨끗한 느낌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맛으로는 매우 괜찮은 수준이다. 후기에 음식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부디 위생도 조금 철저하게 관리하셔서 부디 오래 영업해 주시기를 바란다. 아울러 고기튀김이라는 이름으로 탕수육의 소스를 제외하고 조금 저렴하게 메뉴를 내어 주시면 좋겠다. 이 메뉴는 튀김에 자신이 없으면 절대 만들 수가 없는 메뉴인데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다음에는 애들을 데리고 가야겠다. 그리고 진정한 간짜장이 뭔지도 모르고 국물이 그득한 짜장면만 먹어왔던 녀석들에게 엄마와 아빠는 이런 것들을 먹으면서 자라왔다는 것도 이야기해 주어야겠다. 
 

 

 

대흥장

경기 안산시 상록구 선진4길 36 1층 (사동 1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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